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가격 담합을 해온 6개 제지업체에 3천3백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일부 법인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반복되는 담합을 뿌리 뽑기 위한 강력한 제도 개선에도 나섰습니다.
보도에 이리나 기자입니다.
이리나 기자>
국내 인쇄용지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던 제지업체들이 수년간 가격을 짜고 올린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무림과 한솔, 한국제지 등 6개 업체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가까이 7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사전에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습니다.
담합 과정은 치밀했습니다.
임직원들은 공중전화나 타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연락하고, 가명과 이니셜로 상대를 기록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했습니다.
가격 인상 통보 순서까지 사전에 정하거나, 합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동전과 주사위를 던져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담합은 고스란히 인쇄업체와 소비자들의 부담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녹취> 남동일 /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국내 인쇄용지 판매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제지사들의 담합 기간 동안 판매가격이 평균 71% 상승되었으며, 그로 인한 피해는 문제집, 서적 등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었습니다."
공정위는 총 3천3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담합을 주도한 2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가격을 담합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가격 재결정 명령도 내렸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담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정부는 담합 근절을 위한 강도 높은 제도 개선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담합을 주도한 임원에 대한 해임이나 직무정지 명령을 내리고, 담합이 반복되는 경우 등록, 허가 취소나 영업정지를 통해 시장 참여를 제한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최대 2배까지 가중하고, 자진신고 시 받던 과징금 감면 혜택도 대폭 줄입니다.
녹취> 주병기 / 공정거래위원장
"담합 등 중대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기업분할, 지분매각, 사업매각 등 강력한 구조적 조치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공공 입찰 시장에 참여 자격이 제한되는 담합의 범위도 현재 입찰 담합에서 가격, 생산량 담합 등 비입찰 방식의 담합까지 확대합니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담합으로 인한 피해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단체소송을 통한 손해배상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형 박남일 / 영상편집: 최은석 / 영상그래픽: 김지영)
공정위는 올해 하반기까지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관련 고시 개정 등을 통해 제도를 마련할 방침입니다.
KTV 이리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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